문의 @mitto_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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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내가 가시덤불에 묶여 있어도, 당신은 별처럼 자유롭기를.

새장 속의 새가 종언의 노래를 불렀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

그것은 절망적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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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관련된 새로운 시리즈! 그림을 구상하는 건 언제나 기대되는 일이다. 영감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새와 같다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손을 뻗어 그 새를 잡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림의 본질은 '영감'의 자유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이려나?ㅎㅎ 어쩌면 이 그림의 주제와 잘 맞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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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의 자유*그와 새장

 

알카이드의 마법으로 일부 사람들이 소녀의 세계로 전송되었다

 

많은 생명이 연장되었지만 영혼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구원'이라 불리는 전이에서

그는 '죄악'이라는 대가를 치렀다

 

 

알카이드

오늘은 좀 어떤가요?

 

메이드
 

알카이드 님, 당신의 지시에 따라 신녀님을 설득한 결과, 드디어 식사를 하기는 하셨으나 여전히 방에서 나오기를 거부하십니다.

 

알카이드

그리고?

 

메이드
 

제가 계속 설득하자 그녀는 제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며…… 저를 쫓아내셨습니다.

 

알카이드

……

알카이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설득할 필요 없이 음식을 놓고 가주세요.

 

메이드
 

네.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이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뭔가 잘못해서 화가 나신 걸까요?

 

알카이드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메이드
 

신녀님은 우리를 구해주셨잖아요. 우리를 에르세르 대륙에서 신세계로 데려와주신 은인이신데 제 잘못이라면 고치려고 노력할 테니, 저는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알카이드

……신녀님은 몸이 좋지 않을 뿐이니 잘 보살펴 주세요.

 

메이드
 

네, 알카이드 님.

 

알카이드는 손에 들고 있는 새장을 시녀에게 건네주었다.

 

알카이드

내일 아침, 이걸 마당에 걸어주세요.

 

메이드
 

정말 예쁜 새장과 귀여운 새네요, 신녀님께서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저한테 맡기세요, 알카이드 님!

 

알카이드는 시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이 사람을 카논과 함께할 수 있게 결정한 이유를 떠올렸다.

의식을 통해 구원받은 순수한 사람도 있으니, 그녀의 고통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밤하늘 아래에 서자 차가운 별들이 그의 어깨를 비쳤다. 그는 오랫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알카이드는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그녀를 평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실현하고 싶었다.

 

 

메이드
 

알카이드 님, 오늘 신녀님께서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메이드
 

분부대로 당신이 건네준 새장을 창밖에 걸었는데, 그 새소리를 듣고 밖에 나가서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메이드
 

그런데……

 

알카이드

말해보세요.

 

메이드
 

신녀님께서 새장을 보시자 안색이 안좋아지셨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새장을 열고 새를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메이드
 

그런 새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손을 탔는데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겠어요? 신녀님은 몇 번 시도해 보셨지만 모두 실패했고, 그녀는 매우 실망한 듯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 나오시지 않았습니다.

 

알카이드

그녀가 또 무슨 말을 하던가요?

 

메이드
 

아뇨, 다만 신녀님께서 매우 슬퍼하셨던 것 같습니다.

 

알카이드

……

 

메이드
 

알카이드 님, 화나셨나요?

 

알카이드

저에게 주고 돌아가세요.

 

새장을 받은 알카이드는 수다스러운 시녀를 돌려보냈다.

 

 

그가 새장을 열자 새는 열린 출구를 못 본 척했다.

남자는 손가락을 뻗어 작은 새를 밖으로 유도했다.

하얀 새는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다가 놀란 듯 날개를 퍼덕이며 새장 바닥으로 숨었다.

알카이드의 눈빛이 깊어졌다.

 

알카이드

두려워하지 마세요, 제가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그는 새장을 향해 속삭였지만 누구에게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잠시 동안 그는 자신이 마법사 로브를 입었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는 새장 속의 새를 보호하려 했지만 자신도 가시덤불에 사로잡혔다.

그의 마음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물었다. 그녀는…… 결국 이 작은 새처럼 될 것인가?

 

 

그 후 알카이드는 카논의 방으로 많은 새들을 보냈다.

그녀가 휴식을 취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밤에 새들을 데려와 잘 보살피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활기차게 마당으로 보냈다.

소녀는 매일 문 앞에 잠시 앉아 있었지만 다시는 그 새장을 건드리지 않았다.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께서 오늘 밥을 반공기나 더 드셨어요!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께서 오늘 혼자 방에서 나와 새와 이야기하고 계셨습니다.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께서 오늘 저에게 먼저 말을 거셨습니다. 그리고 저를 향해 웃으셨습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매우 부드러웠어요.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께서 오늘 기분이 좋은 것 같은데, 만나보시겠어요?

 

알카이드

저는 그녀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메이드
 

……알카이드 님, 신녀님께서 오늘 밖에 나가서 걷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밖은 위험하니 이 정원을 나가려면 알카이드 님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알카이드는 정원에 있는 새장을 보았다. 새장들은 정교하고 화려했으며 일부는 시녀에 의해 정원의 장미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새장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새들은 순순히 새장 안에 머물렀다.

 

알카이드

괜찮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은 그녀의 지시를 따라주세요.

 

3일 후

 

 

메이드
 

알카이드 님! 큰일났어요! 신녀님이 보이지 않아요, 어제 저녁 식사도 건드리지 않으셨는데……

메이드
 

죄송합니다! 이 일은 제 불찰입니다, 지금 바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신녀님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알카이드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오늘 날씨는 유난히 맑았다. 산들 바람에 장미향이 섞였고 마당의 새들은 여기저기 지저귀며 그들만의 파티를 하는 것 같았다.

알카이드는 가장 화려하고 정교한 새장을 바라보았다.

 

 

새장 문을 활짝 열려 있었고, 새장은 텅 비어 있었다.

아름다운 새는 그녀를 위해 지어진 궁전을 내던지고 자취를 감췄다.

그녀는 결국 도망쳤다.

이 순간 알카이드는 후회도, 걱정도 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새가 날개를 꺾지 않고 날고 싶어 하는 본능이 남아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때 그는 보이지 않는 속박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싶었고, 이후에는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어 했다.

 

그는 운명의 죄수이자 그녀의 유일한 간수다. 다행히 그녀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했고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알카이드는―― 정교한 새장을 어루만지며 작은 새들에게 속삭였다.

 

알카이드

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세요.

알카이드

당신들은 자유입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물쇠를 비틀자―― 새장 문이 열렸다.

포획된 새들은 자유의 냄새를 맡자마자 앞다퉈 새장 밖으로 뛰쳐나왔고,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고 아름다운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새장의 그림자가 흔들리자 주변에 장식되어 있는 장미꽃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알카이드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먼 안도감이 느껴졌다.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는 알 수 없다.

 

그녀가 뭔가를 바꿀 수 있을까? 그는 알 수 없다.

 

그는 심지어 그녀가 선택한 길에 그가 존재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는 속죄하는 죄수처럼 영원히 이곳에 홀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것은 그의 선택이니 그는 기꺼이 죄를 짊어지고 싶었다.

 

그는 가시덤불에 묶여 있지만, 눈부시게 밝은 사람은 별처럼 자유롭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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