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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이곳은 하늘과 아주 가깝다

'천공의 도시'라고 불리는 마추픽추에서는 평소에 보기 힘든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알카이드 선배는 왜 이렇게 나를 많이 찍은 거야! 게다가 알파카도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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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전, 잃어버린 고대 도시 마추픽추는 행운의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의 눈에 비친 풍경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풍경과 비슷했을까?

고산병 때문에 잉카의 고대 신전 앞에 서 있자니 조금 두근거리긴 하지만…… 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낭만은 인생에서 반드시 한 번쯤 경험해 볼만하다.

 

2049

 

알카이드:탐험가란 낭만적인 직업이지……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카논@알카이드:동의해요. 거기다가 선배한테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알카이드@카논:내가 그리 낭만적인 타입은 아닌 것 같은데……

  • 부러운가요?

    카논@알카이드:선배는 천문학과 학생이라서 다른 길이 부러운 건가요?

    알카이드@카논: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에는 수만 가지의 길이 있어.

 

 

 

 

천공의 도시

 

 

내 이번 여정은 유럽에서 남미로 이어졌다.

남미의 주요 일정은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다.

내 비행기는 먼저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한 후 고산지대의 잉카의 고대 도시 쿠스코로 향한 다음 마지막으로 잉카 트레일을 따라 마추픽추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미 여행에서 세인트셀터의 주요 동행자는 천문학과의 알카이드 선배다.

그는 이미 리마에 도착해 있어서 우리는 쿠스코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08:32

알카이드

 

카논, 오늘 오디올라 먹는 거 잊지 않았지?

  • 이미 다 먹었어요
  • 아, 깜빡했다……
 

이미 다 먹었어요.

 

오디올라는 티베트의 약으로, 고산병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해.

 

아, 깜빡했다……

 

오디올라는 꾸준히 먹어야 고산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 선배, 조언 고마워요.
  • 선배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선배, 조언 고마워요.

 

천만에, 우리의 목적지는 고산지대니까 고산병에 주의해야지.

 

선배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천만에, 우리의 목적지는 고산지대니까 고산병에 주의해야지.

  • 알았어요~
  •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알았어요~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 통신 종료 ―

 

알카이드 선배는 항상 세심하다.

 

 

출발 전, 그는 나에게 오디올라는 건네주었다. 그는 지난번 알래스카에서 고산병으로 쓰러졌지만 다행히 내가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그는 답례로 나에게 오디올라는 주며 외출하기 전에 먹으라고 당부했다. 이 티베트 약은 미리 복용해야 고산지대에 도착했을 때 고산병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알카이드

물론 이번에는 다른 처방약도 준비해 둘게. 고원에 도착한 후 심장이 불편하다거나 발열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내게 알려줘.

 

알카이드 선배는 나를 잘 보살펴 주고 세심하게 배려해 준다.

이번 남미 여행은 알카이드 선배의 준비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 믿는다.

 

나는 쿠스코에 무사히 도착했다.

모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팀원들 중 아무도 심각한 고산병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쿠스코 근처의 삭사이우아망 고성을 출발하여

잉카의 옛길을 따라 마추픽추로 향했다.

 

 

우리가 걸어가는 동안 알카이드는 카메라 앞에서 설명했다.

 

알카이드

잉카 문명은 안데스의 고대 문명입니다. 잉카 문명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번성하여 15세기에는 강력한 세력을 자랑했지만, 16세기에 내란으로 쇠퇴하였고, 1532년에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면서 멸망했습니다.

알카이드

잉카 문명이 남긴 흔적은 많지 않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대개 산맥 속에 있는 거대한 돌들로 쌓은 성들 뿐입니다.

알카이드

우리가 보는 많은 돌들은 제사를 지내는 데 사용됩니다―― 잉카 사람들은 '산'을 믿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에는 산에 대한 경외심이 가득헸습니다.

 

지금의 나는 잉카 사람들이 왜 산에 대한 경외심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잉카 유적들은 해발 3000m에서 4000m 사이에 흩어져 있었다.

잉카의 과거를 걷고 있는 나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고산병을 극복하고 있다는 걸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고산지대를 오르는 건 너무 힘들어!

게다가 우리는 짐을 나르기 위해 짐꾼을 고용했지만, 당시 잉카인들은 직접 손으로 이 돌들을 산으로 옮겼다는 거잖아……

찬바람이 불어오자 나는 코를 훌쩍였다.

 

알카이드

카논, 어디 안 좋아?

알카이드

피곤하면 좀 쉬어, 찬바람 조심하고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하자.

알카이드

만약 고산지대에서 감기에 걸린다면 고산병이 바로 악화될 거야. 버티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가면 결국 마추픽추는 볼 수 없게 될걸.

 

그렇게 말하면서 알카이드는 내게 다가와 내 목도리를 더 단단히 묶어주었다.

 

알카이드

나는 너와 함께 '선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

 

알카이드는 기분이 좋은 듯 미소 지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곧 네비나 캠프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우리는 선게이트로 향할 것이다―― 그곳은 고대 잉카 제국의 마추픽추 성 입구이다.

아침 햇살 속에서 나는 알카이드와 함께 마추픽추를 마주할 것이다.

 

다음날 이른 아침.

 

 

알카이드

방금 우리는 선게이트를 통과해 마추픽추 유적지에 들어섰습니다.

알카이드

지금 저는 마추픽추의 뷰포인트에 서 있습니다.

알카이드

이 순간 저는 더 이상 역사책의 기록도 읊고 싶지 않으며, 잉카 문명을 찬양하는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알카이드

저는 오직 여러분이 우리의 카메라를 따라 햇살, 고원지대의 바람, 그리고 산림 속의 잃어버린 고성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람이 불자 알카이드는 손을 들어 귓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알카이드의 말이 맞다.

나는 선게이트에서 지나 마추픽추를 처음 본 순간, 역사와 문명, 그리고 이번 여행의 목적을 잊어버렸다.

 

그저 이 거대한 규모의 도시가 산속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햇살이 나무 사이로 비쳐 돌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거대한 도시가 다시 푸른 땅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진정한 도시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며 높고 낮은 산들 사이에 흩어져 있었다. 성벽은 서로를 연결하고, 거대한 제단은 먼 산을 향하고 있었다.

수백 년의 비바람이 이 도시의 본래 모습을 훼손했지만, 사람들은 이 도시를 건설하며 또다시 잊어버린다.

하지만 지금은 길을 걷는 사이에 알파카들만 남아 있어도, 수백 년 후 우리가 그것을 다시 만났을 때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앗, 알파카 몇 마리가 다가오고 있잖아……

마추픽추의 길은 매우 좁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산길이라 나는 이 알파카들을 피할 곳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조급하게 피하려 했지만 알카이드는 피하지 않고 알파카들 사이로 걸어갔다.

알파카들도 세상 물정 다 본 듯한 표정으로 알카이드 곁을 느긋하게 지나가고 있었는데, 한 마리가 알카이드의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들더니……

 

  • 알파카 정말 귀엽네요!
  • 알파카가 선배에게 쓰다듬어달라고 하는 걸까요?

 

알카이드는 알파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자 알파카가 머리를 흔들며 도도하게 그의 곁을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건…… 봐도 되지만 만지지 말라는 뜻인가……

알파카는 뒤를 돌아보며 우리에게 시큰둥한 눈빛을 보냈다. 이 고산지대의 생명들은 정말 자신만의 긍지를 유지하고 있구나……

 

 

알카이드

카논, 혹시 놀라진 않았어?

 

알카이드가 나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

 

카논

전 괜찮아요.

카논

알카이드 선배……

 

나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잃어버린 도시가 정말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었고; 이 순간을 위해 바다를 건너 잉카의 옛길을 걸으며 보는 지금의 풍경이 매우 가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입 밖으로 튀어나온 건 이 한 마디뿐이었다.

 

카논

알카이드 선배,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카논

오늘 햇살도 좋고, 선배와 함께 선게이트를 넘어 마추픽추를 마주할 수 있었잖아요.

 

알카이드

맞아, 이 도시의 존재 자체가 인류의 기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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